스마트페어런팅 : 올바른양육 - 혼혈은 글로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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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30 17: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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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2004년, 필자가 자문위원으로 있었던 '펄벅재단'의 소식지에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썼던 글입니다.
이 아이들이 가슴앓이로 심리적인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혼혈은 글로벌 경쟁력
조갑출
올바른양육연구소 대표(중앙대학교 교수)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을 게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가져 온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생각’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문명은 그 시발점이 어떤 이의 생각에서부터 비롯되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어 지고,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면 마침내 세상도 달라진다.
1980년, 조교로 근무하던 나는 피부색이나 체격 등 외모만 보면 완벽한 아프리카인인 아이를
신입생으로 맞았다.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그가 간호학을 선택한 동기는
간호사라는 전문직 면허를 취득하고 우리사회에서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글로벌 의식수준이 낮은 터여서
입학전형에서 그를 합격시킬 것인지에 대해 교수들간에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공부하는 동안 여러 기관에서 실습을 하면서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실습기관이나 환자들이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 반대하는 측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인종과 종교의 차별이 없이 중립이어야 한다는 적십자정신을 들어 그를 맞아 들였다.
그는 학교의 모든 대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언제나 긍정적이며 당당하여,
우려와는 달리 병원실습에서도 환자들의 인기와 사랑을 독차지하였다.
그의 당당함으로 인해 함께 생활하는 동안 우리는 그가 외모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에
무감각해지고 그러한 의식조차 없어졌다.
그는 졸업 후 주한미군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가가
치과의사와 가정을 이루고, 미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는 왜 피부색과 외모가 다를까?'
' 세상 사람들은 왜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까?’ 라고
남의 탓에 젖어 자조적인 생각에 갇혀 있다면 그대로 주저앉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소위 말하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은 ‘단일민족의 우수성’ 이라는 것은
이미 낡은 사고의 틀로 밀려 나지 않았는가?
글로벌시대엔 오히려 혼혈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들의 의식주 문화는 이미 서구화 일색이 된 지 오래이다.
서양식 주택에 살며, 양식을 즐기고, 양복을 입고 생활하는 것이 삶의 양식이 되어 버렸다.
노란머리로 염색을 하고, 심지어는 컬러렌즈로 푸른 눈동자를 만들어 서구적인 외모를 연출하는
청소년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우리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우리사회를 키워가고 있으며,
‘베트남 처녀와 결혼’을 알선하는 업체의 광고현수막이 우리의 농촌에서
어지럽게 휘날리는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장차 성인이 된 후에 지구촌의 어디에서
살고 있을 지 추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해외교류가 활발한 시대이다.
장차 내가 지구촌의 어느 곳에선가 국익을 위해 뛰게 되었을 때,
나의 외모가 전혀 낯설어 보이지 않는 곳이라면 분명 그 사회로 접근하여 활동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자. 더러는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에서,
더러는 아시아에서, 유럽에서......
혼혈인의 외모가 글로벌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분명 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혼혈이 우리들에게 콤플렉스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서 혼혈이 되려 경쟁력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
우리의 생각이 바뀌면 분명 그러한 사회는 우리 앞에 닥쳐 올 것이다.
아니, 어느새 ‘혼혈은 글로벌 경쟁력’으로 우리 곁에 이미 다가 와 있다 !
우리들네 생각이 미처 바뀌기 전에 이미 세상은 먼저 바뀌어 있다.